신문기사 및 컬럼

코로나 19는 유럽에서 대중영합주의를 종식시켰는가?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7. 5. 12:24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열 달 앞두고 지난달 627일 치러진 광역 지방선거 2차 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한 지역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이 한 지역에서라도 의원 선출이 되길 갈망하던 선거였다. 프랑스 13개 지역 중 범우파 7, 범좌파 5, 지역정당 한 곳의 승리가 예상된다. 투표율은 33%2015년 지방선거 1차 투표보다 16%나 떨어졌다. 저조한 투표율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유등이 거론되나, 상당수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이것을 유럽 정치문화에 닥친 민주적 위기극복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전국 종합 득표율을 보면 범우파(38%), 범좌파(34.5%), 국민연합(20%),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 공화국(LREM) 7% 순이었다.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코로나-19는 유럽 유권자들의 지지가 급진주의에서 안전한 한 쌍으로 여겨지는 주류정당으로 다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 수십억 명 일상생활의 많은 측면을 바꿔 놓았다. 사람들이 백신, 의료, 경제적 여파와 씨름하면서 선호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 최근까지도 유럽의 일부 지역,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과 고실업을 경험한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급진적 대중영합주의 정당에 투표하는 관계로 중도정당이 많은 표를 얻지 못했다. 심지어 경제적 성장이 이루어진 지역에서도 자유주의 중도정당들은 포퓰리즘 정당의 도전을 받고 있었다. 많은 유권자가 이제는 포퓰리즘 정당들에게 기존 주류정당들과는 다르게 일을 할 기회를 줄 준비가 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유럽의 유권자들로 하여금 검증되지 않은 이상주의자보다 능력과 안전한 관리를 선호함에 따라 우선순위가 재조정되고 있다.

 

유럽의 대부분의 선거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다. 독일은 20218월과 10월 사이에 치러지는 다음 연방 선거를 앞두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녹색당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6월까지 기독민주연합(CDU)/기독사회연합(CSU)을 약간 앞서갔다. 코로나-19가 유럽을 휩쓸기 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CDU/CSU 연합은 녹색당보다 약 4%,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 보다 10% 앞서 있었다. 녹색당은 지지도가 급증한 것은 부분적으로는 기후변화라는 비상사태에 대한 반응이지만 AfD의 비난을 받지 않은 주류정당의 대안으로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는 중도좌파인 스페인 사회노동당(PSOE; Spanish Socialist Workers party)와 중도우파인 국민의당(PP: People’s Party)이 계속해서 스페인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극우 정당인 복스(Vox)와 극좌 포데모스(Podemos)와 같은 포퓰리즘 정당들의 등장으로 기득권이 약해지면서 정부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주변 정당들과 더 많이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은 복스와 포데모스의 지지율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도성향의 두 주류 정당이 계속해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상황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 포퓰리즘의 사망을 선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가계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함으로써 포퓰리즘 정당에 대한 지지도 하락과 더 친숙한 중도주의로 복귀한 것처럼 보인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그들 국민이 팬더믹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능한 조치들을 제정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이처럼 오늘날의 정부는 정권을 잡은 것만으로는 대중의 지지를 얻기에는 충분치 않다. 즉 현재 상황을 관리하는 능력 또한 현대 정부가 갖추어야 할 요건이다. 우리 정부도 유럽의 포퓰리즘 정당이 최근 몇 년 동안 왜 그렇게 선전했는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저조한 경제 성장. 불평등의 증가. 그리고 특히 EU의 대표성 결여 등은 모두 위기로 인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지속적인 문제이다. 진보적 중도주의자들이 그들이 누리고 있는 지금의 반등세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대중영합주의자들은 더 큰 힘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자료: Prague Populism Conference: What has changed with the pandemic? | DEMOS - Democratic Efficacy and the Varieties of Populism in Europe (demos-h2020.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