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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의 새로운 전쟁터 ‘기후변화’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8. 4. 19:09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17142030년 온실가스 배출 55% 감축을 위한 전략 패키지 ‘Fit for 55’를 발표했다. 이 계획은 EU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다. 저탄소 경제로의 신속한 전환을 관리하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 녹색 법률 초안인 ‘Fit for 55’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관리하기 위해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기준,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목표 등 기존 10가지 정책을 개편하고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과 저소득 가계 에너지비용 지원을 위한 사회적 기금을 새로 도입하는 것 등이다.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은 EU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중 자국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조치다. EU는 제품 생산 단계에서 직접 발생 하는 배출량뿐 아니라 제품 생산에 활용되는 전기 등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까지 포함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탄소배출을 포함한 기후문제는 유럽의 난민 위기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다소 후퇴함에 따라, 점점 더 새로운 정치적 핫버튼이 되고 있다. 최근 극우정당 및 집단은 이민이라는 민족주의적 주제에서 벗어나 백신접종 의무화 반대, 반기후행동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후정책에 대한 공격은 포퓰리스트들이 선호하는 국민대 엘리트 구도에 딱 들어맞는다. 그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합의를 방해함으로써 EU가 향후 수십 년 동안 배출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해서 세계적 기후 리더가 되고자 했던 야망을 약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협을 가하고 있다. 포퓰리스트들이 사용하는 석유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등 지나치게 과장된 주장은 오랫동안 미국 내 담론의 일부였다. 이를 유럽의 극우정당이 수용함으로써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할 필요성을 희석시키고 있다.

 

현재 유럽 전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우파 포퓰리즘 정당들은 온라인을 통해 기후운동에 대한 반대를 새로운 문화전쟁 이슈로 격상시키고 있다. 독일연방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반이민주의적 견해와 무슬림에 대한 반감으로 잘 알려진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이 정당 지지자들은 기후과학을 노골적으로 거부한다. 어떤 이들은 기후과학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주장하지만 거대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탄소 감축 조치는 불필요하고 감당할 수 없거나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면서 기후 행동의 요구는 과장된 히스테리라고 일축한다. 이들이 기후정책을 반대하는 이유는 기후정책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엄청난 압력으로 다가오리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기후정책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사회의 가장 약자에게는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강력한 기후정책으로 국가 경제가 침체 위기를 맞을 것이고, 이는 공황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이다. 셋째, 환경친화적 행위는 결국 개발을 불가능하게 해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리라는 것이다.

 

극우 포퓰리스트들은 국제기후협정이 자유주의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의제에 이끌려서 추진되고 있으며, 이 협정은 그레타 튠베리(Greta Thunbery)가 새 교황으로 취임한 새로운 종류의 종교라고 주장한다. 국제기후협정 준수가 주권상실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이유로 포퓰리스트들은 대중을 설득하고 있다. 베를린에 본부를 둔 기후 연구소 아델피(Adelpi)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익성향의 포퓰리스트들은 현재 의럽의회 의석의 1/4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유럽 8개국에서 연대하고 있다. 이들의 수만 놓고 볼 때는 입법부 내의 포퓰리스트들의 영향력은 주류 보수정당이 행사하는 영향력보다 작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목적은 정책과 법률제정이 아니라 법률을 제정하는 정당에 행사하는 영향력에 있다. 이처럼 극우정당들의 권력 행사의 주요 목적은 중도정당들을 자신들의 위치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극우 정당들은 기후와 지속가능성 에너지 정책에 대부분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멈추게 되면 이들은 기후운동에 대한 반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 확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우리 사회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데 반기후행동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는 유럽의 극우 집단의 분석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출처: Research Paper: Extreme Right-Wing Support in Western Europe: 1980-2002 - The Ballot Box (the-ballot-box.blogspot.com)

 

 

출처: • Chart: Where Have Far-Right Parties Had Most Success in Europe? | Statis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