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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앞으로 다가온 유럽의회 선거와 향후 전망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2. 26. 15:49

유럽연합 28개국에서 임기 5년의 국회의원 751명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의원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522일부터 525일까지 4일간 열릴 예정이다. 유권자만 약 4억 명에 달하는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점은 극우 정당의 득표율이다. 20096월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736명이 선출되었고 회원국들 가운데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그리스,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영국 등 10개국에서 극우정당이 약진했다. 이 중 반유럽통합을 기치로 내건 네덜란드의 자유를 위한 정당(PVV)’16.9%의 득표율로 배정된 25석 중 4석을 차지하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오스트리아 자유당(EP)’13.4% 득표율로 2004년 선거보다 1석 많은 2석을 차지했다. 자유당의 자매정당인 오스트리아 미래를 위한 동맹(BZOe)’이 얻은 득표율(4.6%)를 고려하면 오스트리아 극우정당이 기록한 득표율은 18%에 달한다. 영국에서는 영국 독립당(UKIP)’이 의석수를 늘리고 민족주의 정당인 영국국민당(BNP)이 처음 유럽의회 의원을 배출했다. 이탈리아 북부동맹(NL)’ 8덴마크 인민당(DPP)’2석을 확보하며 의석수를 두 배로 늘렸다. 현재 유럽의회 의원 766명 중 극우파 의원은 약 60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처럼 유럽의회 의원선거를 앞두고 최근 유럽 정치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최대의 화두는 유럽통합의 방향에 관한 것이다. 낙관적인 통합론과는 별도로 극우(Far Right)의 재등장과 이들의 역할 및 영향력 확대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럽 극우정당의 약진은 기존 정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할지 모르지만 거의 모든 회원국에서 그 세력을 확장 하였고 극우의 영향력 확대는 현실이 되었다. 유럽의회의 의원수는 회원국 인구에 따라 조정된다. 인구가 가장 많은 독일이 96, 프랑스 74, 이탈리아와 영국이 각각 73, 스페인 54, 폴란드 51명을 보유하게 되고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 몰타는 6명을 보유하게 된다. 선출된 의원은 정치그룹에 참여하게 되고 정당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치그룹은 25명 이상의 의원과 7개 국가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유럽 양대 극우정당인 프랑스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FN)과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스의 자유당은 이번에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서 적어도 7개국 이상에서 25명의 의원을 확보하여 원내 교섭단체로 등록을 하기 위해 극우 연합전선을 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미 오스트리아, 독일, 핀란드의 극우정당이 연대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유럽통합은 정치, 경제, 문화의 유럽화(Europeanization)’를 통해 하나의 유럽을 추구하고 있다. 반세기 전 유럽인들은 파시즘과 같은 극우 극단주의가 가져온 증오와 파괴의 역사를 종식시키고자 유럽의 통합을 시도했다. 통합 과정 속에서 극우세력은 때때로 친유럽주의자가 되기도 하였지만 유럽정치의 주변으로 후퇴하거나 사라졌다. 통합의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극우세력은 민족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유럽화에 저항하고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인식 또한 다르다. 유럽연합이 극우를 유럽을 파괴로 몰고 갈 악마로 규정한다면, 극우정당들은 유럽연합이 민족의 혼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비난한다. 두 경향에 대한 인식 또한 상이하다. 유럽통합의 진행으로 공존과 평화의 가능성이 훨씬 더 많이 증대되고 있다고 파악하는 측이 있는 반면, 다른 측에서는 극우세력의 등장과 영향력 확대는 배타적인 삶과 유럽의 이질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유럽통합과 관련해 극우정당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유럽통합의 미래에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후기 산업사회로의 급격한 진입, 외국인 이민자의 증가, 주변국과의 교류 증가, 역사와 영토 등 주변 국가와의 민족주의적 이슈의 증가 결과로 극우세력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우리의 주변국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사는 동북아 지역은 마치 국가들의 요새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중국과의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을 서둘러 체결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한미일 3국 공조로 북한 핵에 대응하는 등 동북아지역 안정을 위한 지역통합의 당위성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극우세력의 사례는 지역통합이 극우민족주의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선험적 사례를 통해 시민들의 요구 혹은 필요와 괴리된 동아시아 지역통합 시도는 오히려 극우세력에게 보다 좋은 자양분과 구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냉철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출처: Major parties suffer as far right gains in EU elections - Newspaper - DAW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