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 이전 유럽연합과 북한과의 관계는 동유럽 국가와 북한과의 관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념적 요인과 북․소관계라는 정치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탈냉전 이후 북한은 유럽연합으로부터 선진 기술을 도입하려는 목적에서 특히 서유럽 국가들과의 관개개선 노력을 기울여왔다. 여기에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과 유럽연합 회원국들과의 관계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북한은 2008년 현재 프랑스와 에스토니아를 제외한 유럽연합 25개국과 수교를 맺었다.
탈냉전 이후 유럽연합은 대북협력정책을 유럽연합의 경제 및 정치통합과정의 심화와 확대과정에서 유럽연합의 내재적 가치를 실현하고 동질성을 확인하는데 좋은 기회로 활용하려 하였다. 그러나 유럽연합과 북한간의 관계는 냉전시대의 동유럽과 북한 관계와 같은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인권문제 등으로 인해 양자간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행위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한편, 유럽연합은 공식적 지원규모는 줄이는 대신, 초국적 기업을 통한 대북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는 첫째, 북한의 광물 및 지하자원에 대한 선점, 둘째, 기간산업 선점, 셋째, 시장 확대를 대비한 포석의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북한과 유럽연합의 경제협력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유럽연합은 북한의 제 3대 교역 파트너이다. 국가적 시장 간의 상호의존관계와 상호침투과정의 증가는 초국가성이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기능하게 하고, 국가나 초국가 제도도 시장의 초국가적인 요구에 부응하게끔 된다.
출처: The EU’s role in stabilising the Korean Peninsula (realinstitutoelcan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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