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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서 변화에 따른 도시의 부상 가능성 굿모닝 경제 2022.04.04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2. 4. 5. 12:35

지난달 26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회장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냉전 이후 30년 이상 지속되었던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있으며 세계화는 종말을 맞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대규모 기관투자가들이 효율성에서 위험분산우선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하게 재편될 것으로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리쇼어링(Reshoring)’ 강화로 제조업 부문에서 선진국이 주도하는 영역과 개도국이 담당하는 영역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그 결과 글로벌 분업구조 약화로 국가 간의 경제적 통합이나 상호 의존성은 약화되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짐에도 국가 간 교역량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세계화의 쇠퇴로 도시와 지방이 주요한 경제주체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가내 수직통합형 공급망이 재구축되면 지역적 특화와 혁신이 발생하고 그 결과 교역이 증가할 것이다. 이는 국가간 경쟁보다 오히려 도시간 경쟁이 늘면서 국가 간 장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공급망의 국내 회귀는 개별 도시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도시간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의미한다. 맥킨지(McKinsey)가 분석한 세계 600개 주요 도시 중 157개 도시가 선진국에 위치해 있으며 433개 도시가 신흥국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비율은 앞으로는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600개 도시 중 유럽에 위치한 137개 도시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도시들에 추월당할 확률이 높다. 신흥국들 도시 대부분은 주거와 교통, 인프라가 새롭게 조성된 사실상 신도시이며 상당수가 녹색 도시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의 도시들은 자발적으로 조직을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300개 이상의 글로벌 도시 네트워크가 탄생했다. 일부는 시장서약(Conference of Mayors), 유로시티즈(Eurocities), 코어 시티즈(Core Cities)와 같이 지리적 조건을 기반으로 조직되었다. 시장서약은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한 EU 회원국에 위치한 17,000만 명의 인구를 대표하는 7,000개가 넘는 지역 및 지방 정부들이 이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시장단 이주 문제 협의회(Mayors Migration Council), C40 도시 기후 리더십 그룹(C40 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과 같이 공통된 주제로 모인 조직도 있다. 세계 시장 의회(Global Parliament of Mayors) 등의 조직은 국가 및 글로벌 거버넌스 구조 안에서 도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후 문제뿐만 아니라 이주 정책에 대해서도 도시들은 리더십과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다. 도시간 연합과는 별개로 EU는 개별 도시에 더 많은 권력을 이양하고 있다. 이는 국가 정부의 종말을 예견하는 일이 아니고 국가 및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부족한 퍼즐 한 조각을 찾아내는 것이다.

 

앞으로 미래에는 개별 도시 및 도시 광역권 간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규범이 제도화되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 달 후 새로 들어설 정부는 세계화 쇠퇴에 따른 대응책 마련과 도시의 부상 가능성에 관한 세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출처: The future of the global economy is declining globalization - MortgagePic

 

출처: The end of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 EPICENTER (epicenternetwork.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