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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 시대의 새로운 지역주의 2024.8.19.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4. 8. 20. 08:06

[칼럼] 펜데믹 시대의 새로운 지역주의 <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goodkyung.com)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며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는 중앙 권력이 강화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종서 EU정책연구소 원장
팬데믹은 기존 예측을 뒤엎으며 EU가 초국가적 기관으로서 국가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경제적 측면에서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지방 경제에 큰 압박을 가했다. 빈곤층의 생존이 위협받으며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EU는 도시 간 네트워크와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지리적 근접성을 바탕으로 한 ‘도시 간 연합’과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한 ‘도시-지역 연합’이 확대되며, 유럽은 새로운 지역주의적 시각을 채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도시와 지방이 주요 경제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시와 지방정부는 이제 정치적 행위자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독립적인 시장 규제 권한을 갖추게 되었다. 미국의 정치학자 벤저민 바버(Benjamin R. Barber)는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개별 국가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으며, 도시는 국제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환경 문제, 공중 보건, 경제적 불평등 등 국경을 넘어서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초국가적 기관과 더불어 도시들은 초국가적인 활동을 주도하는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EU 회원국의 도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버넌스 변화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도시의 발전은 다른 도시들과의 협력과 연합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 간 연결과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지역 간 강점과 자원을 공유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는 움직임이 EU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 EU의 도시들은 자발적으로 조직을 형성하며 이미 300개 이상의 글로벌 도시 네트워크가 탄생했다. 방대하고 다양한 수백개의 도시 간 연합체 중에서 이동성을 위한 도시(Cities for Mobility), 시티프로토콜(City Protocol), 클라이밋 얼라이언스(Climate Alliance), 지역환경발의를 위한 국제위원회(ICLEI: International Council for Local Environm,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United Cities and Local Governments), 시장서약(Conference of Mayors), 유로시티즈(Eurocities), 국제도시개발연합(INTA), 코어 시티즈(Core Cities)와 같은 조직은 지리적 조건을 바탕으로 한 연합체이다. 이들은 기후 변화와 같은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도시의 리더십과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주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시간 협력과 연합이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EU는 개별 도시에 더 많은 권한을 이양해 지역 협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유럽의 시민단체들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단체는 유럽연합을 포함한 국가 네트워크만큼이나 활기차고 영향력 있는 도시 연합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함부르크, 빈, 암스테르담뿐만 아니라 슈투트가르트와 바르셀로나 같은 도시들은 거의 매년 새로운 단체를 설립하며 도시 네트워킹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들의 연대는 단순히 자금과 행정적 협력을 넘어, 유럽 문화 자본 프로그램(European Cultural Capital Program)과 같은 문화적, 문명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이제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은 유럽 내에서 형성되고 운영되는 다양한 도시 연합체가 지역 경제 발전과 도시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EU의 도시들은 초국가적 협력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새로운 시대의 지역주의를 선도하고 있다.

 

출처: United Cities and Local Governments City Habitat III Agenda 21 for culture, city, text, city, logo png | PNGWing


이종서 EU정책연구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