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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난민 수용과 유럽연합(EU)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2. 26. 15:22

최근 터키는 유럽연합(EU)원 인, 원 아웃(One in-One out)’ 정책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 정책은 불법으로 그리스에 입국한 난민들을 터키로 보내고, 대신 터키에 있는 시리아 난민 한명을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 보냄으로써 정착을 돕는다는 계획의 프로그램이다. 그리스에는 하루 2000명의 난민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고 이들 대부분의 난민들은 터키를 통해 불법 입국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연합으로선 첫째, 터키-그리스-발칸-서유럽으로 이어지는 불법 난민입국 루트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난민 브로커들의 수입이 IS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의 터키에 대한 시각은 항상 정치적 저항과 경제적 이해 간의 줄다리기였다. 유럽연합과 터키가 관세동맹을 논의할 때에도 당시 유럽의회는 터키의 인권상황을 들어 반대하였다. 외교적 차원에서 러시아와 중동지역에 인접한 지리적 여건에 의해 냉전시대는 물론이고 현재도 터키는 유럽연합에 있어 매우 긴밀한 정치외교적 파트너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유럽국가들은 터키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평의회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심지어 1950년 로마에서 조인된 유럽인권협약(ECHR)에 터키의 서명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터키로서도 외교와 안보측면에서 유럽연합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냉전시대에 소련의 팽창정책에 위협을 느낀 터키는 유럽연합 가입으로 보다 든든한 서유럽동맹국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유럽연합 차원의 외교안보정책이 전무하여, 터키는 친미정책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우산을 선택하였다. 이후 냉전이 종식되고 유럽연합에서도 외교안보정책이 제도화되면서 역으로 유럽연합이 터키를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하게 되었다. 중동 및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유럽연합으로써는 길목에 위치한 터키와의 관계가 항상 중요한 문제였다.

 

터키는 유럽연합이 정치적으로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무엇보다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서유럽과는 달리 터키는 높은 출산율을 기록하면서 노동가능 인구비율이 다른 유럽국가보다도 높다. 이와 같이 터키는 유럽연합이 경제적 활력을 찾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우수한 노동인력이 풍부하고,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터키의 북사이프러스 무력점령과 쿠르드족의 탄압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까지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을 저지하는 그리스의 명분은 민주주의 전통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그리스의 입장은 시간이 점차 흘러 현실정치에서 목소리가 희미해지고 있다.

 

사이프러스는 동지중해에 위치한 인구 80만의 어업국가에 불과하지만 유럽과 중동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한 사이프러스의 배타적 경제수역 200마일 내에는 다량의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으며 중동에서 유럽으로의 석유수송루트이다. 당연히 유럽연합은 사이프러스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사이프러스의 유럽연합 가입은 남측의 그리스계 뿐이다. 유럽연합이 지중해 지역에서 정치경제적 이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이프러스의 평화와 궁극적으로 터키의 가입이다. 이처럼 유럽연합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정치적, 종교적 문제와는 별개로 경제적으로 터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번 난민사태로 주도권이 유럽연합에서 터키로 넘어갔다. 그러나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이 난민이 유럽에 가지 않기 위한 정착비용 30억 유로(4조원) 등 경제적 거래의 결과물로써만 이루어진다면 이는 유럽연합의 앞날에도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출처: <3638C8A32DB9CEC1B7BFACB1B82DC6ED2E687770> (nationswor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