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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 대도시들의 녹색성장전략과 시사점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2. 26. 16:02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에서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의 비중은 유럽연합 전체 인구의 80%에 달한다. 이산화탄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 역시 도시의 주거시설이다. 이에 유럽의 도시들은 초국가적 녹색성장전략과는 별개로 오래전부터 도시 차원의 녹색성장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하여 왔다. 도시별 환경정책을 비롯하여 교통, 에너지, 주거 및 자원재생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고용을 촉진하는 적극적인 경제사회정책으로 녹색성장전략을 취하고 있다.

 

런던시의 기후변화대응계획(Climate Change Action Plan)20년 동안 CO2 배출량을 현재의 60% 수준으로 감소시킴으로써 저탄소 환경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대표적인 도시 녹색성장전략 사례이다. 런던의 저탄소 친환경 정책과 함께 유럽의 주요 대도시들은 시에서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환경산업을 시의 경제성장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헤이그 시는 해안에 인접한 지정학적 조건에 의해 여타 도시들보다 해수면 상승과 같은 자연재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헤이그시는 네덜란드 도시 중에서도 가장 먼저 기후변화에 대응한 정책을 실행하여 왔다. 이미 헤이그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여타 국제적 도시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20101월부터 이산화탄소 청정지역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보다 강화하였다. 2010년부터 시작된 정책을 통해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보다 30% 가량 줄이고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 청정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위해 중점을 둔 것이 기후기금이다. 기후기금은 협력적인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정책기조 하에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비용을 보상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에 비용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 사업장에서 유용한 선례가 될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시의 지속가능한 도시성장정책은 대중교통과 주거환경에서 재생에너지 및 청정에너지 사용비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친환경 도시시스템을 만들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쌓은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산업화하여 시의 성장 동력으로 이끈다는 거시적인 정책이다. 또한 예테보리시의 재생에너지 프로그램(Recycling Energy Programs)은 또 다른 발전모델이다. 예테보리시는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바이오에너지 정책을 산업화하여 난방 및 폐수 재활용을 통한 재생에너지 생산 등을 새로운 산업으로 적극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중앙정부 이외에 도시 차원에서도 녹색성장을 위한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

 

바르셀로나시 역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600 개가 넘는 NGO와 협력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한 다양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 참여, 합의, 호응, 관심이라는 주제로 자발적인 시민참여를 유도하여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녹색도시를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녹색성장 전략은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시와 시민사회 간 공고한 정책네트워크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유럽의 주요 대도시들은 녹색성장을 위한 정보교환, 공동연구개발 및 정책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유럽연합이 최근 시행하고 있는 녹색수도 프로그램은 상술한 각 도시들의 우수한 정책을 벤치마킹한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유럽 주요 도시들 간에 결성된 유럽녹색도시네트워크(EGCN: European Green Cities Network)는 저에너지 공공주택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녹색성장전략을 취하는 대표적인 도시간 연합체로 도시간 협력을 통한 녹색성장을 모색한 선례가 되어왔다.

 

대한민국의 주요 도시들의 녹색성장전략은 선진국 수준의 일류 환경도시 구현을 위한 정책과 산업차원에서 앞선 녹색기술을 개발하여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사한 목적과 배경에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유럽녹색도시네트워크 사례는 동아시아 주요 도시간 네트워크 형성에 매우 유용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출처: 투데이안산 모바일 사이트,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51 (todayans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