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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통일교육 강화의 계기가 되길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2. 27. 10:58

북한의 참여의도가 무엇이던지 간에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한 교류협력을 위한 첫걸음인 것은 분명하다. 통일 이후 공동체에 대한 미래 비전의 공유와 이를 위한 준비는 우리에게 부과된 지속적 과제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수단 중 하나가 통일교육이다. 통일교육은 남북한 관계의 요동 속에서도 통일이라는 목표를 지향하는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 통일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는 별도로 통일교육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고 그 내용은 또한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

 

통일교육은 통일을 위한 역량을 배양함으로써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교육의 목표는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의식을 갖게 하고, 이를 위해서 북한과 통일문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며, 통일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있다. 한반도 통일의 실현은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전환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일반 국민들은 통일에 따른 장기적인 미래의 이익을 믿고 있다고 하더라도, 통일로 가는 과정에 수반될 수 있는 단기적인 불편과 부담, 손실을 기꺼이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조건이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유럽연합의 경우 통합으로의 접근은 나의 삶과 일상에 유럽연합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되었다. 유럽통합은 단기적으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정치공동체를 건설하는 대형프로젝트이다. 정치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문화적 동질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통합의 핵심과제이다. 유럽연합의 협력프로그램은 개별국가의 고유성을 무시하고 하나의 정책과 제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의 협력프로그램은 각 국가의 특성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한 지붕 아래에 생활하고 있는 시민으로서 동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협력 체제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진정한 유럽연합의 건설을 위해서는 회원국 정부 차원이 아니라 유럽 시민들의 지지와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협력프로그램과 함께 유럽시민의 사회적 연대감 조성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교육이다. 유럽연합은 다양한 교육협력 프로그램을 통하여 유럽시민의 정서적ㆍ문화적 동질감과 유럽시민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려 노력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교육 프로그램은 다양한 민족과 국가를 일방적으로 통합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유럽정체성 교육을 통해 유럽연합의 시민 및 학생들은 자신을 점차 유럽인으로써 인식하게 됨으로써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유럽정체성을 내면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평생교육이라는 목표 하에 유럽통합을 위한 일반ㆍ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평생교육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통합 교육프로그램을 크게는 소크라테스(Socrates) 프로그램과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프로그램,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소크라테스 프로그램은 다시 초·중등교육 코메니우스(Comenius) 프로그램, 고등교육 에라스무스(Erasmus) 프로그램, 성인교육 그룬빅(Grundtvig)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프로그램은 직업교육과 연수 및 재교육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 프로그램은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문화관련 프로그램들이 실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한 두 체제 간 이질성의 정도에 따라 극복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하나의 예로 독일 통일은 이질성 극복을 위해 통일 이후 통합과정에서 많은 비용을 필요로 했다. 한반도 통일 비용은 남북한 간 정치·사회적 통일의 시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남북한 교류협력의 정도에 따라 통일 비용이 달라진 진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