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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EU 수출전략 변화의 필요성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2. 27. 10:58

2018년은 한국과 유럽연합(EU)이 맺은 자유무역협정이 7주년이 되는 해이다. 20117월 발효된 ·EU 자유무역협정(FTA)은 유럽연합이 아시아 국가와 가장 먼저 체결한 FTA로 양자간 무역관계 증진에 중요한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한·EU FTA 타결 이후 유럽연합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회원국들이 재정위기에 봉착하게 되면서 경기침체에 직면하였고 유로존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는 2016년 말에 이르러서야 회원국들 대부분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기나긴 경기침체부터 벗어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한국은 유럽연합의 8위 수입국이며, 9위 수출국이다. ·EU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대 유럽연합 수출은 연평균 3.9%씩 줄어들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의 대 세계 수출감소율(-1.1%)보다 높은 수치이다. 결국 유럽의 경기침체와 장기화된 유로화 약세는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하였고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 유럽연합 수출이 감소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한편, 유럽연합의 경제위기는 역내에서조차 경제 행위자들을 적절하게 규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 유로존 사태 이후 유럽연합의 정책결정 권한이 초국적기구에 집중되면서 집행위원회의 독단적 조치에 반발하는 도시간 협력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주요 도시들은 자국의 중앙정부와 무관하게 국경을 넘어 여러 타도시들과 수평적 연합을 형성하여 유럽연합의 정책과정에 직접 관여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다변화된 상호작용과정에서도 유럽연합-국가-지방정부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경로는 여전이 유효성을 갖는다.

 

유럽연합은 그간 회원국 확대에도 불구하고 초국적 기관들이 있는 몇몇 대도시들을 제외한 중소도시들의 역할은 간과되기 일쑤였다 도시는 경제를 이끌고 재형성하는 유일한 능력을 가진 행위자이다. 유럽연합 인구 중 70% 이상이 도시에 살며 유럽연합 GDP85% 이상을 생산한다. 과거 유럽연합이 지역 도시들의 번영을 위해 일반적인 경제적 틀을 제공했다할지라도 유럽연합의 공간정책에서 경제적 단위체로서의 도시들의 역할은 크게 중요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은 도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공간계획(space planning)을 수립함으로써 세계화 시대의 국제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도시를 재인식하기 시작하였다.

 

만약 유럽연합이 가까운 미래에 주변부로 밀려나지만 않는다면 그것은 도시들의 경제적 확장을 통해서일 것이다. 국경을 가로지르는 도시간 연합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협력은 점차 국내에서의 협력과는 다르게 분화하고 있다. 유럽 도시간 연합의 목표는 유로존 사태 이후 하락한 도시들의 경쟁력 회복과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 이를 위해 도시간 협력 참여 도시들의 조달국은 현재 다양한 공급업체와 하청 협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공급업체 등록 과정에는 환경적(eco-friendly), 윤리적(ethical), 사회적(social) 측면이 고려된다.

 

이처럼 유럽연합은 다자간, 양자간 자유무역협상 추진과는 별도로 도시간, 산업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도시간 협력에 참가한 도시들은 다양하고 통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공공조달 시장에서 좀 더 자율성을 갖고 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환경적, 윤리적, 사회적 구매에 대한 고려가 비관세장벽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증명해내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이에 한-EU 자유무역협정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유럽의 도시들간 네트워크 강화에 따른 새로운 수출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출처: ec.europa.eu/eurostat/statistics-explained/images/5/52/Most_traded_products_between_EU-27_and_South_Korea%2C_2019.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