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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시대, 글로컬 시대의 본격적 시작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2. 28. 09:08

지난 20일 공식적으로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이 된 조 바이든(Joe Biden)은 취임사에서 민주주의(democracy)와 통합(unify)을 각각 11차례와 9차례 반복 언급하였다. 또한 정치적 극단주의, 백인 우월주의, 미국 내 테러리즘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보고 미국은 이 세력들에 맞서 싸워 물리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의 취임사는 미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인 민주주의 복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이 국제적으로는 다자주의 회복과 국내적으로는 지역간 불균형 완화라는 것을 재확인 한 것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19, 기후변화, 인종형평성, 경제, 보건, 이민, 미국의 글로벌 지위 회복 등 7개 항목을 당면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인종형평성보다 먼저 기후변화를 언급한 점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절대적 연관성이 있다. 기후변화에 맞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지방분권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본질적으로 중앙 집중식 통제보다 통제권의 분산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글로컬(Glocal)을 위한 인프라다. 글로컬화란 세계적인 동시에 지역적인이란 뜻으로 지역중심의 세계화를 의미한다. 민주주의는 정부가 관리하지만 공동체가 자신들의 미래에 관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이든 시대의 통치방식이 될 것이다. , 바이든 시대 미국은 글로칼화를 통한 도시와 지방간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구축되고 나아가 일종의 공동체와 거버넌스 기능으로 진화할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지방의 유럽(Europe of the Regions) 혹은 제3의 유럽 층(third level Europe)으로 대표되는 지방정부가 국경을 넘어 연계하여 지역적 이해관계를 전개하는 독립적인 정치행정단위로 기능하였다. 여기에는 유럽통합과 지정학적 조건이라는 유럽적 특수성과 중앙권한의 분산과 글로벌 경제에 대응한 국가내부 하위 행위자들의 자발적 연합이라는 보편적 동인들이 동시에 작용하였다. 이와 같은 글로칼화는 세계화(globalism)와 지역주의(regionalism)가 조응하면서 생성된 세계적인 변화양상이며, 특별히 기후변화시대에 EU에서 보다 가시화 되었고 정치체제와 사회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패러다임이 바뀌려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이동수단 등 3가지 결정적 기술이 탄생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인터넷이고, 에너지 혁명은 재생에너지이고, 이동 혁명은 전기 및 수소자동차이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장치가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 사물인터넷으로 취합할 정보는 엄청날 것이다. 이 정보들은 중앙정부도 기업도 아닌 지역사회가 규제하고 통제해야 한다. 인프라도 반드시 지역 의회, 지역 시민사회,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공공재로 운영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 19와 같은 팬더믹, 홍수, 가뭄, 산불, 태풍 같은 재난이 닥칠 때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혼자 해결할 수 없다. 전체 공동체가 협력하는 더 수평적으로 분산된 새로운 통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미국 바이든 시대에는 그린 인프라 운영을 위해 분산적이고 투명하고 수평적으로 확장되는 규제 제도가 탄생할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21세기의 분산형 그린뉴딜은 지역에서 수확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구축되며 와이파이와 같이 경계를 초월해 연결되는 지역 인프라에 의해 관리될 것이다.

 

최근까지 탄소 제로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주도한 것은 45000만 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EU였다. 이어서 14억 명에 가까운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탄소 후 시대로의 전환 계획을 앞세우며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 인구 33000만 명의 미국이 그 대열에 합류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EU, 중국, 미국이 갈등도 하겠지만 공통의 형식, 규칙, 기준, 인센티브 등을 마련하고 나머지 인류 공동체를 이끌고 나가기 위해 서로 보조를 맞춰 행동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글로컬 시대의 형식과 규칙, 운영기준 등 디지털 인프라와 모든 지역 및 지방으로 확장된 자율성이 대외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출처: time.com/person-of-the-year-2020-joe-biden-kamala-har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