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 및 컬럼

브렉시트, 영국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최선책 (세계일보)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2. 28. 09:09

유럽연합 27개 회원국과 영국은 브렉시트(Brexit) 협상을 마무리 하고 양측 의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 이를 발효토록 하는 비준 절차에 들어갔다.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앞두고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이를 전격적으로 연기 했다. 이는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확률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 의회의 비준 기한은 내년 1월까지이다. 만일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메이 총리를 비롯한 보수당은 국정운영에 있어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영국이 유럽연합에 잔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유럽연합의 입장은 더욱 확고하다. 더 이상의 영국과의 추가협상은 없고 예정대로 영국은 2019329일 유럽연합을 탈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20세기까지 영국의 제조업은 국내관세 철폐에 힘입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였다. 이는 프랑스보다 80년이나 앞선 조치였다. 반면 프랑스를 비롯한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의 중심 국가들은 산업화를 가로막는 지역 간의 거래에도 관세를 매기는 제도로 인해 제조업 발전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영연방 국가들을 비롯한 구 식민지 국가들의 독립으로 인해 상품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제조업을 통한 국가 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더해 노동당 정권의 국유화 정책은 영국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켰다.

 

IMF의 구제금융 이후 영국은 마가렛 대처의 보수당 정권의 집권과 함께 고금리 정책을 펼 쳤다. 이는 오히려 영국의 금융산업을 발전시키는 계기를 되었다. 영국이 금융산업에 집중한 결과 런던은 뉴욕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주식시장이 된 반면 지역간, 개인간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다. 영국이 유럽연합으로부터 탈퇴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유럽연합의 규제 틀 안에서는 할 수 없는 금융업 집중의 탈피와 고부가가치 제조업 창출을 통한 균등한 지역 발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영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이다. 반면 유럽의 최강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은 20%를 상회한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경제의 9% 정도를 차지하는 금융업은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동국가, 영연방 국가,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에서는 아직도 영국 금융의 위치가 확고하다. 따라서 타 국가가 이를 대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영국은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의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영국은 아직도 세계 3위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8위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wneca), 레일건(RailGun)을 개발한 세계2위 방산업체인 BAE System, 세계 2위 에너지 기업인 로열 더치 쉘, 광산업계 세계 1위 기업인 BHP 빌리톤, 3위인 리오틴토 등 경쟁력 있는 제조업체들 건재하다.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이후 일본 소프트뱅크사 손정의 사장의 ARM 인수에서 보듯이 영국의 IT, 정보산업에는 세계 최고인 기업들이 많다. 영국 ARM사의 프로세서는 삼성과 애플사를 비롯한 전 세계 모바일 폰 85% 이상에 탑재되어 있다.

 

이처럼 영국은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유지하면서 IT와 테크놀로지 산업으로 제2의 산업혁명을 이루기 위해 브렉시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런던은 금융의 중심지에서 세계 핀테크(Fin Tech) 시장을 선도하는 Tech City가 되었다. 유럽연합에 남아 있다면 보조금 지급문제로 인해 운신의 폭이 적었을 디지털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와 디지털 인재 양성을 통한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브렉시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단일시장 접근과 관련한 영국과 유럽연합 간의 구체적 협상내용에 따라 정도는 달라지겠지만 우리의 통상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조업 비중이 30%인 우리도 4차산업 관련 7대 품목을 설정하여 수출 지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영국과 통상협상을 새로 시작해야 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하여 영국 산업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준비가 요구된다.

 

출처: www.dezeen.com/2021/02/08/brexit-designers-admin-nightm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