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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수낵 정부의 과제와 한국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2022.11.2.(수)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2. 11. 2. 16:05

지난 1026일 리시 수낵(Rishi Sunak)이 영국을 이끌 새로운 총리로 취임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그는 영국 첫 힌두교도 총리이기도 하다. 수낵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트러스 전 총리가 남긴 감세안으로 금융시장을 뒤흔든 후유증을 수습하는 것이다. 현재 영국의 경제는 COVID-19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제위기가 심각한 상태이다. 보수당 차기 당수로 이미 내정된 수낵은 보리스 존슨과 리즈 트러스 내각을 거치면서 노동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락한 보수당을 재건해서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교역 관계는 예상보다 빠르게 쇠퇴하고 있으며 글로벌가치사슬(GVC)이 약화되는 등 영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브렉시트 원년인 2021년 영국의 비EU 수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나 EU로의 수출은 5.7% 증가에 그쳤다. 동기간 영국의 비EU 지역으로부터의 수입도 5.9% 증가한 반면, EU 수입은 0.5%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사이의 교역은 비EU 지역과의 교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주요 교역대상국 순위도 브렉시트 이후 변화했다.

 

지난해 영국의 상위 5대 수출대상국도 비EU 국가인 스위스의 비중(6.1%)이 급증하면서 독일(5.8%)을 제치고 미국(9%)에 이어 2위로 부상했다. 이처럼 영국은 영국 기업들은 브렉시트 이후 개방적인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단일시장에서의 이탈로 인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가장 큰 잠재력을 제공하는 제3의 시장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선 영국은 EU와의 교역이 감소함에 따라 새로운 시장 중 하나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CPTPP 가입 신청이다. 대다수 CPTPP 회원국들은 영국의 가입신청을 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3국 시장에서의 수출 수익을 150%까지 증가시켜야 브렉시트로 인한 대EU 수출 수익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수낵 총리가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EU와의 관계 회복일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지방정부 중심의 산업발전 정책의 생산성 및 효율성 문제가 지역 불균형 격차를 해소시키지 못했음을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적극적 개입으로 낙후된 지역개선 및 국가 불균형 개선을 위한 조치를 마련하였다. 그 중 하나가 레벨링업(Levelling Up)’ 정책이다. 런던지역과의 타지역간의 심각한 불평등 격차가 낳은 문제점 해결을 위한 상향평준화 조치인 레벨링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과 명확한 계획 등이 필요하다. 경제학자들은 COVID-19 대유행의 시작과 뒤이은 경기침체는 영국 정부가 레벨링업 의제에 전념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보유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 트러스 전 총리는 자신의 총리 경선 선거 공약이었던 감세안을 밀어붙였다. 문제는 그녀의 감세안에는 감세로 인한 부족한 재정을 어떻게 메울지와 전 총리가 내세웠던 상당한 자금이 소요되는 레벨링업 정책의 이행 불가능이 확실해졌다는 것이었다. 결국 트러스는 브렉시트 이후 경제성장과 지역간 불평등 감소이라는 기대에 찼던 영국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관계로 44일 만에 최단기 퇴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수낵 행정부는 제정건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 트러스 정부가 추진한 재정지출 확대로 가중된 11%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부터 잡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레고랜드발 기업 자금조달 부족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50조 원이라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지역과 상황은 다르지만 트러스 정부의 조기 퇴진을 불러온 감세,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공급중시 경제정책은 효과의 지속성을 예측할 수 없는 한국의 유동성 공급프로그램에 시사하는바 적지 않다고 하겠다.

자료: https://ihsmarkit.com/research-analysis/uk-economy-difficult-start-2022-despite-end-covid-restrictions.html

자료: https://ihsmarkit.com/research-analysis/uk-economy-difficult-start-2022-despite-end-covid-restriction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