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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과 ‘좋은 위기’

이란 군부의 실세였던 카셈 술레이마니(Kassem Suleimani)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이라크에서 사망한 이후 이란의 미사일 보복에 따른 확전의 위기가 봉합국면에 들어섰다. 그 결과 국제 유가 및 금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만약 미국과 이란이 확전으로 치달았다면 지난 5년간 배럴 당 60~80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한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았다. 유가 상승은 미국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며 이는 트럼프 재선에 적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미국은 이란에 대해 군사적 보복대신 경제제재를 선택했다.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피했지만 한국도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중동 정세의 불안 및 수입다변..

비닐봉투 무상제공금지, 윤리적 소비 이상의 중요성

올해부터 달라진 것 중에 우리 생활과 밀접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비닐봉투 사용금지이다. 과거 필요한 고객들에게 유상 판매했던 일정 규모 이상의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의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약간의 혼란과 불편함은 있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환경을 위해 새로운 규제에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이와 같은 윤리적 소비형태로의 전환은 세계적으로 높아만 가는 비관세장벽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촉발한 보호무역주의는 각국의 비관세장벽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과 관련한 비관세장벽의 예로 EU 에코라벨(eco-label)링 제도를 들 수 있다. 에코 라벨링은 환경친화성과 관련한 자율인증제도이다. 소비자 선택을 통한 환경친화적 생산과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EU 차원..

2019년 유럽의회선거, 새로운 통합의 시작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된 의원 751명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선거 결과 3개의 극우정당들은 현재 의석수 154석보다 17석을 늘린 171석을 얻었다. 이 결과는 유럽통합에 반대하며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극우정당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기에는 중도좌파 성향의 녹색당(Greens) 계열의 약진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이다. 한편, 그동안 연정을 통해 유럽의회를 40년간 지배해온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과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진보동맹(S&D)의 의석수는 326석을 얻는데 그쳐서 과반체제(376석)가 무너졌다. 이에 따라 유럽국민당과 사회민주진보동맹은 EU 정치권에 대한 지배력 유지와 극우정당들의 반(反)유럽통합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동맹(ALDE)과 같은 당에 손을 내밀 수밖..

화웨이 사태, 표준화를 둘러싼 미중 경제패권경쟁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는 최근의 화웨이의 처지를 ‘고장 난 비행기’에 비유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여파로 2019년과 2020년 각각 300억 달러(약 35조6010억원) 규모의 감산에 들어갈 것을 결정했다. 따라서 매출은 연 100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화웨이는 중국 내수시장 위주로 사업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중국 기업에 단호하게 대응한 적은 없었다. 단지 화웨이의 5G 장비판매가 두려웠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미국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국제표준이라는 경제패권을 내어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미국에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있더라도 표준화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결국에는 경쟁력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지속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오랜 역사를 가진 개념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물론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하나의 예로 전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이적하기로 했던 중국 텐진 구단의 모기업이었던 취안젠 그룹 사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취안젠 그룹이 만든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4살짜리 어린 아이가 죽자 중국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 아이는 항암효과가 있다는 회사의 광고만 믿고 먹었는데 암이 악화되어 죽었다. 그럼에도 회사는 이 약을 먹고 아이가 완쾌되었다고 뻔뻔하게 거짓광고를 하였다. 그 결과 창업자 수유후이 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가 18명이 구속되고 그룹은 존폐위기에 몰렸다. 사회적 ..

미국의 대외정책 결정과정과 트럼프의 통치 스타일

이유야 어떻든 간에 지난달 2월 27일~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합의문에 서명을 못한 채 결렬되었다. 회담 전날 열린 마이클 코언 청문회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맹렬히 공격했던 야당조차 의미 없는 양보보다는 협상결렬이 낫다며 그를 옹호했다. 북한은 미국식 거래방식에서 이번 회담의 실패원인을 찾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 개인의 통치 스타일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부족했다는 데에도 있다. 결국 이번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우리 정부는 북핵 해결의 중재자로서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를 짊어지게 되었다. 즉, 북미 정상간 하향식(Top-down) 방식의 핵협상회담이 결렬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양 정상뿐만 아니라 보좌진까지도 설득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

EU의 이중장벽, 환경규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EU는 환경규범 준수를 넘어서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를 EU의 공공조달 참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작년 EU는 한-EU 자유무역협정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의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는 조항을 들어 정부간 협의를 요청해왔다. 한-EU 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제13장)은 노동과 환경 분야 의무 가운데 하나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U는 우리 정부에 ILO 핵심 협약(8개) 중 아직 비준하지 않은 4개 협약의 비준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과 EU는 한-EU 자유무역협정 체결 시 ILO 핵심협약 비준 약속했다. 한국은 1991년 ILO 정식 회원국이 됐지만, 핵심협약 8개 가운데 결사의 자유(제87호, 제98호)와 강제노동..

‘툰베리 효과’, 한국의 선택은?

지난달 23일 전 세계 정상들이 참가해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유엔(UN)기후행동 정상회의에 10대 어린 소녀가 참석해 격정적인 연설을 쏟아냈다.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연설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의 책임이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녀는 생태계 전체가 파괴되고 대규모 멸종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도 세계 지도자들은 돈과 경제 성장만을 추구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툰베리의 행동주의 환경운동은 전세계 10대 학생들에게 영감을 일으키면서 어른들에게 행동하라는 캠페인이 유럽과 미국에서 퍼져 새로운 용어 ‘그레타 툰베리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러나 툰베리의 소망과는 달리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 늘어나고..

4차 산업혁명과 인격기반사회

지난달 28일 정부는 인공지능(AI)은 인류의 동반자라며 연내 인공지능 분야를 국가차원에서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1차 산업혁명, 전기, 석유를 통해 격변이 이루어진 2차 산업혁명,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혁명으로 일컬어지는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바야흐로 지금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수십만 개의 사업체와 수억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또한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통적인 중앙집권화 경영활동이 분산될 것이고 경제 및 정치권력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인 계급조직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한바 있다. 그가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예견했던 ..

21대 국회, 비온 뒤 무지개를 기대해본다

최근 몇몇 정치인들은 내년 2020년 4월 15일로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은 각자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겠지만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시나브로 20대 정기국회는 종료일을 앞두고 있다. 소위 ‘민식이법’ 이외에도 정쟁과 상관없는 수많은 민생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우리에겐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가 있음에도 자동폐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법 앞에서 간접민주주의는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 그렇다고 국회를 무시하고 생업을 포기한 채 모두 거리로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직접민주주의냐 간접민주주의냐, 어떤 정당이 좋고 나쁘냐를 떠나서 국민들의 일치된 견해는 정의로운 사회는 민주주의사회여야 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