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논문 및 미발표 논문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과 수입망 구조의 변화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4. 12. 10:0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교역규모가 최대 32%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세계국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경제는 3.0%로 전망된다. 이는 IMF2019년 말 예상한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3.3%일 것이라는 전망치에서 6.3% 하향 조정된 수치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그나마 나은 1.2%로 전망되었다.

 

1IMF의 성장 예측(%)

 

2019

2020

2021

세계전체

2.9

-3.0

5.8

선진국

1.7

-6.1

4.5

미국

2.3

-5.9

4.7

유로지역

1.2

-7.5

4.7

독일

0.6

-7.0

5.2

일본

0.7

-5.2

3.0

한국

2.0

-1.2

3.4

신흥개발도상국

3.7

-1.0

6.6

중국

6.1

1.2

9.2

인도

4.2

1.9

7.4

아세안

4.8

-0.6

7.8

세계 교역 증가율

1.0

-11.0

8.4

*자료: IMF(2020.4), World Economic Outlook

 

IMF 전망치에 따르면 2020년 유로존은 7.5%,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은 5.9%, 일본은 5.2%로 주요 선진국은 평균 6%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는 세계 최대의 생산 및 공급 기지인 중국에서 시작해서 주요 선진국으로 퍼지며 글로벌 공급망을 마비시켰다. 글로벌 공급망의 충격은 주요 소비시장인 미국, 유로존, 일본으로 확산되었고 이는 세계적 소비침체로 이어졌다. 소비침체는 다시 생산 및 공급활동의 중단을 가져왔으며 소득 감소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는 미래 먹거리를 놓고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악화시켰다. 미국과 중국 둘 다 현재 동맹국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미중간의 무역 전쟁은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미중무역전쟁의 근원적 원인은 하락한 이윤율을 회복하지 못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양대 세력의 대립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악화시킨 것이다.

 

유가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코로나19 사태에 더해 현재의 유가전쟁으로 인한 급속한 이윤율 하락은 미국의 세일 산업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경제에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 코로나19로 석유수요가 대폭 줄어들게 분명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사우디가 석유공급을 늘리겠다고 선포한 것은 경쟁력이 취약한 석유기업들을 무너뜨려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2016년 오펙 플러스(OPEC+) 감산 합의에도 석유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도산 위기에 빠져 있던 미국 셰일 기업들이 큰 이득을 챙긴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유가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유가하락이 지속되면 미국 셰일 기업들은 석유 생산을 계속하기 힘들 것이다. 사우디 국경기업 아람코(ARAMCO)가 생산하는 석유의 원가는 배럴당 2.8 달러에 불과하지만 셰일 기업들은 40달러 초반이기 때문이다.

셰일 산업이 미국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상회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생산을 감축하거나 도산 한다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이다. 2019년에도 미국 석유업체 42개가 파산했는데 이들의 부채 규모는 2018년의 두 배인 260억 달러였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에 따르면 북미 지역 에너지개발 업체들이 2024년까지 갚아야 할 돈이 86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셰일 기업들의 연쇄 파산은 금융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JP모던과 씨티은행도 에너지 관련 기업 대출이 자본금의 7~15% 수준이기 때문에 셰일 기업의 파산은 금융기관의 부실로 바로 이어질 것이다.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이란, 브라질, 베네수엘라와 같은 국가들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 같은 석유 수입국들은 득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세계경제 위기로 수출이 더욱 어려워지고 이는 다시 세계경제 공급망과 수입망 구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전쟁으로 미국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면 그 영향이 중국 제조업에 미치기 때문이다.

 

2. 글로벌 공급망 와해와 역글로벌화의 시작

 

20203월 초까지 코로나19는 주로 중국에서 중점적으로 발생했다. 그 다음으로 타격을 많이 받은 국가는 일본과 한국이었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많은 제조품의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 핵심적인 국가다. 중국은 전체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어 실로 전 세계의 생산 공장이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제조 차질은 거의 모든 국가의 제조 부문에 2차적인 공급 충격을 주었다. 과거 공급망에는 지역적 측면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으나 세계화는 지역적 경계를 허물었다. , 코로나19는 중국에서 발생하였으나 코로나19의 확산 속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여파는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리쇼어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5년 사이 애플 뿐만 아니라 GM, 보잉, 포드, 인텔 등 다수의 글로벌 제조업체가 유턴했다. 이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한국 경제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은 연구개발 같은 고부가가치 영역을 담당하고 노동비가 저렴한 개도국은 주로 생산 영역을 담당하며 이어져온 글로벌 분업구조가 급격히 와해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전략 변화가 급격히 진행 중이다.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보는 Just in time에서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Just in Case(위험분산) 시대가 온 것이다.

OECD는 글로벌 분업구조의 약화가 역글로벌화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OECD가 말하는 역글러벌화 징조는 제조업의 권역 내 자체 수급 비중을 보면 알 수 있다. 2018OECD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2005년과 2015년 비교를 보면 전 세계 제조업의 권역별 수급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 권역에서 중국 제품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홍콩, 대만 등에서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는 중화권 중심의 자체 권역화를 상직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2021년 세계 제조업의 추세와 변화 측면에서 3가지 흐름에 주목해야만 한다. 첫째, 중장기적 제조업 경기하강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약한 반등 정도만 기대가 가능하다. 둘째, 지난 반세기 동안 유지되어온 글로벌 분업구조 약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셋째, 역글로벌화라는 새로운 추세가 시작되는 변곡점에 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글로벌 분업구조의 약화, 권역별 수급강화라는 새로운 흐름을 적극 반영해 새로운 공급처와 수요처를 발굴해야 한다.

 

3. 글로벌 공급망 약화와 EU

 

국경을 초월한 감염병은 결국 국경의 중요성과 국가 우선주의의 부활을 가져올 가능성이 켜졌다. 위기상황에서 EU 의료물자 수출 통제를 감행하였고 미국은 바이아메리칸을 포함 국방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 을 발동하기 시작했다.

유럽의 경우 독일은 유럽 네트워크의 허브이며, 세계에서 7위로 타격을 많이 받은 나라이다. 여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을 감안하면, 공급망 감염은 유럽에서의 경제적 전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이 명확하다. 글로벌 공급망의 급격한 와해로 국제적으로는 탈세계화와 보호무역주의, 국내적으로는 극우나 극좌의 포퓰리즘 정권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자국 우선주의가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타인에 대한 공포와 의심은 이질화와 탈세계화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헝가리 등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특별법안을 입안함으로써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합법적 독재의 가능성이 커졌다. 공중위생 사안과 관련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거짓정보를 퍼뜨린 사람에게 3~5년 형에 처할 수 있게 했으며 감염병의 확산기에는 선거와 국민투표도 무기한 연기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또한 특별법안은 국가의 비상사태가 무기한 지속되어도 의원들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권한이 보다 강력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주요한 수요를 담당하고 있으며 유럽 국가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예를 들면 자동차 업계 매출의 40%가 중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지난 몇 달간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줄도산 했다. 기업들은 코로나19의 경험을 통해 향후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예기치 못한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글로벌 공급망이 순식간에 무너진다는 것을 터득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에는 모든 국가가 비용이 아닌 위기관리의 측면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설계 할 것이 확실하다.

국제무역센터(International Trade Center)5월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중단으로 인해 전 세계 원자재 수출물량이 적어도 2,280억 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무역의 2/3 이상이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 이루어지며, 최종 가치는 생산이 되기 이전에 적어도 하나의 국경을 넘는다. 코로나19가 이미 중국, 미국, EU 글로벌 공급망의 허브를 공격함에 따라 이들 공장의 투입수요 감소로 인해 파트너 국가의 원자재, 부품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EU는 글로벌 공급망에 고도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EU의 공장 폐쇄는 다른 국가의 공급망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U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제조 투입물을 수입하는 주요 수입국이며, 미국과 마찬가지로 라틴 아메리카의 생산 투입물을 거의 매수한다. 2020EU의 제조 투입물 수입은 1,460억 달러 감소 할 것으로 예상된다. 1010억 달러는 EU 내 무역이며, 460억 달러는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이다. 중국과 미국이 각각 420억 달러와 380억 달러의 제조 투입물 수입 감소를 촉발하면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그림 1. 전체 제조업 수입의 2.4%2,280억 달러(글로벌 공급망 거래만 고려 할 경우 11%)에 달하는 감축 규모다.

 

그림 1중국, 미국, EU의 제조업 공급망에서 생산 투입물 수입 감소 예상

 

*자료: International Trade Center

 

유럽은 주로 EU 회원국들의 공장 폐쇄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공급망 붕괴로 인한 제조업 수출 손실액은 1,280억 달러로 추정되며, 대부분은 EU 역내 무역과 연관되어 있다. 공급망 중단은 제조업 수출 대부분과 기계 440억 달러, 플라스틱 440억 달러, 고무 290억 달러, 화학 물질 230억 달러 전자 장비 부문 230억 달러에 감소하여 가치 측면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 규모가 부문 규모에 비해 얼마나 큰지 살펴보면 철금속, 광물제품, 합성섬유 원단, 유리제품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급망 차질로 인한 제조업 투입 수출 손실은 이들 업종 전체 수출가치의 7%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그림 2

*자료: International Trade Center

 

 

2주요 선진국 공급망 재구축 계획

국가

구분

주요내용

미국

첨단제조 파트너십

미국우선주의, 미국중심의 GVC 및 제조기지구축, 리쇼어링 정책 추진

·철강공장 가동율(73%80%), USMCA 7월 발효 자동차부품 사용비율(62.5%75%) 확대, 중 고관세부과

중국

중국제조2025

자국완결형 가치사슬인 홍색공급망 구축

·핵심부품과 소재 자급률 ‘2025년까지 부품과 중간재의 70%~80% 자체 생산·공급, 2035 선진국 앞지른다는 목표

·반도체, 5G 10개 미래산업 육성

독일

Industry4.0

제조업 전반을 스마트화해 개도국과 생산비용 격차 해소EU지역 GVC 허브 추진

·독일 제조기업 해외생산 비중: 200615%20099%, 20128%로 하락, 매년 2~3% 회귀

일본

신산업구조비전

아세안 지역에 촘촘한 공급망 구축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통해 GVC 강화

·1960년대부터 태국을 비롯, 아세안 지역을 자동차 생산기지 거점으로 설정

 

EU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공급 사슬에서 중국의 위치가 초래하는 위험을 심각하게 경험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작동하는 한 유럽은 언제나 공급 차단의 잠재적 위협을 안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은 것이다. 중국의 지원을 받은 이탈리아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유럽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코로나19 위기는 중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향후 전략적 경쟁 관계를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출처: Coronavirus Disrupting the 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 (appseconnec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