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논문 및 미발표 논문

EU의 대북정책과 연성권력 확산의지

EU정책연구소 원장 Ph.D Lee JongSue 2021. 4. 16. 14:09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고착상태였던 북미관계가 개선된 듯 보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북핵 문제 해결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면 체제를 보장하며 한국 수준의 번영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공적지원은 북한의 체제보장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의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공적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반드시 여타 동맹국들의 협조를 필요로 할 것이며 특히 인권문제에 있어서는 EU의 지원을 필요로 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비롯해 다양한 한반도 문제, 구체적으로는 서해 NLL, 이산가족, 국군포로, 한국전쟁 참전자 유해 발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한 경제재건 문제 등 원활한 해결을 위해 새로운 행위자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에 대한 새로운 행위자 등장 또는 존재는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포스트 비핵화(비핵화 이후)’ 시대 준비를 위한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EU의 대북정책은 미국의 대북한 강성권력 확산정책과는 달리 연성권력 확산의지를 갖고, 동시에 한국의 포용정책과 달리 보편적 원칙을 준수하면서 북한 사회의 개선을 요구하는 비판적 포용정책을 추구했다. 말하자면 급격히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따른 미국의 적극적인 국제질서 재편전략과 생존을 추구하는 북한의 대외전략을 관망하면서 대북협력과 고립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적절히 혼용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북한의 위기, 특히 핵 및 탄도미사일은 유럽의 이익과 유럽의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집행위원회가 들어서고 2020년 한반도에 위기가 증폭됨에 따라 EU는 한반도를 외교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보다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비판적 포용정책은 부분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은 꾸준히 진보했으나 북한의 인권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EU의 외교적 역량과 관련해서 EU 회원국들의 중재자 역할은 상당히 감소했다. EU의 대북정책의 문제점은 자원의 부족이나 계획의 부족이 아니라 정책의 부조화이다. 따라서 유럽연합은 EU이사회, 집행위원회, 유럽의회, EU 회원국 등 유럽의 다양한 행위자들이 다차원적 차원에서 대북정책에 따른 그들의 이익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 EU의 대북정책은 비판적 포용정책에서 다층적 포용정책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다양한 EU 회원국들이 이 새로운 전략을 수용하는데 앞장 설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크로아티아와 독일은 2020EU이사회 의장국이다. 스웨덴은 북한과의 대화를 촉진했던 특별한 경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1940년대 후반부터 동유럽 국가들은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했던 경험이 있다. EU가 보다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행위자고 되고자 한다면 북한의 핵확산 위기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정책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EU와 회원국들은 이란의 핵개발 재개에 대해서는 우려를 하고 있는 반면, 북한의 핵확산 위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한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전략이 북한에 의해 비판받을 수 있지만 유럽의 이익을 방어하는 것은 다른 국가들의 승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 비핵화는 정치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절대로 북한의 핵무기 사용위험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없다. 한반도의 군사적 갈등은 이 지역 수십만 명의 EU 회원국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회원국의 경제적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존 EU의 시기별 대북 포용정책의 특성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EU와 회원국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상시적 의사소통 채널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다층적 대북 포용 전략은 북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EU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며 과거와 현재의 위기를 악화시켰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The Success of EU Soft Power | Public Diplomacy and Global Communication 2014c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