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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과에 대한 소고 굿모닝경제 2022.5.03.

지난달 24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과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다. 유권자들은 Covid-19 사태와 관련해 정부 여당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음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결선투표에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Marine Le Pen) 국민연합(RN) 후보와 5년 만에 겨룬 '리턴 매치'에서 다시 한번 승리했다. 르펜은 3번째 대권 도전에서도 실패를 맛보았지만, 극우 후보 최다득표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르펜이 5년 전 마크롱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었을 땐 르펜의 33.9%, 마크롱은 66.1%로 32% 격차가 났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마크롱 58.55%, 르펜 41.45%로 프랑스에서 언젠가는 극우정당도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한..

국제질서 변화에 따른 도시의 부상 가능성 굿모닝 경제 2022.04.04

지난달 26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회장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냉전 이후 30년 이상 지속되었던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있으며 세계화는 종말을 맞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대규모 기관투자가들이 ‘효율성’에서 ‘위험분산’ 우선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하게 재편될 것으로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리쇼어링(Reshoring)’ 강화로 제조업 부문에서 선진국이 주도하는 영역과 개도국이 담당하는 영역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그 결과 글로벌 분업구조 약화로 국가 간의 경제적 통합이나 상호 의존성은 약화되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짐에도 국가 간 교역량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세계화의 쇠퇴로 도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공급망 2022.03.02. 굿모닝경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을 급격히 붕괴시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국가 간 상호의존도가 높을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그 결과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을 비롯한 EU 회원국의 경우 경기회복이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2018년 이후 석유와 천연가스 각각 1위와 2위 생산국이기 때문에 오른 가격으로 인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한국, 일본과 같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다수의 국가들에게는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지속된다면 어느 산업보다 반도체 산업에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에너지 위기에 대비할 때이다. 2022.2.2

구소련 연방에 속해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피를 나눈 형제와 같았다. 그러나 연방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가 자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면서 두 국가 사이에는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2021년 11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선 부근에 러시아군 정예 부대로 불리는 전장전술단 50개 총 10만 명 규모의 병력을 집결시켰다. 이에 나토는 4만 명에 달하는 신속대응군(NRF)의 준비 태세를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의 움직임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으로 인한 병합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했던 2014년도의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였고 부통령은 바이든이었다. 우크라이나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나..

유럽통합 역행(逆行)의 원인과 정체성 정치 2022년. 1월.

유럽의 통합과정은 지난 20년 동안 발전하였음에도 회원국들의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장, 유로존 위기, 이민과 난민 문제, EU 리더십 문제, EU 내에서의 모순과 차별 증가, 브렉시트, 유럽 정체성에 대한 질문, 유럽에 대한 회의주의 상승, 유럽 시민 간의 EU 합법성 약화, 글로벌 경제에서 EU의 위치 등 갑작스러운 도전에 직면했다. 폴란드 출신의 토마스 그로스(Tomasz Grzegorz Grosse) 교수는 EU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초국가주의 개념의 후퇴를 가져왔고 정부간주의의 적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남부 유럽 국가의 역할이 약화되면서 EU 전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독일, 프랑스의 권한과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 설득력이 있다. 무엇보..

EU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 시급하다 (세계일보, 2021. 11.22)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공급망 대란이 한국에서는 요소수 부족 사태를 야기했다. 중국은 전세계 요소 생산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 차이 때문에 10년 전부터 요소를 만들지 않았다. 이런 요소를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서 요소수는 물론 농사에 필요한 비료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 내 전력 공급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석탄의 공급 부족이 중국 발전소의 석탄 수급 부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요소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수입규제와 수출규제의 공존이다. 세계적으로 수입규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여전한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해 수출규제에 가로막힌 것이다. 이것이 만약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데 긴요한 물자들이었다면 어땠을..

폴란드, 초국가적 통합에 반대하는 이유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 EU와 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월 7일 EU가 자국의 사법개혁안에 대해 제재명령을 내린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사실상 폴란드 헌법이 EU법에 우선한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에 EU는 폴란드의 정상회의 투표권 제한, COVID-19 회복자금 570억 유로(약 78조원)의 지급 유예 등을 거론하며 경고했지만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은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EU는 EU 조약 등이 개별 회원국 법보다 우위에 있다는 원칙을 갖고 있으며, EU사법재판소(ECJ)도 판례를 통해 EU가 'EU 법의 지배에 기초한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폴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진 않지만 나머지 회원국들에 미치는 ..

Fit for 55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감축하기 위한 기후대응 입법안 패키지 Fit for 55를 발표했다. 이는 유럽 그린딜(Green Deal)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수단이다. 우리나라에선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주목받았지만 Fit for 55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실행 방안이 제시되었다. Fit for 55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에너지, 수송, 건축물, 토지이용 등과 관련한 법안 12개를 제정 또는 강화하고, 사회기후기금이라는 지원대책을 추가해 친환경 구조 전환의 밑그림을 그렸다. 12개 입법안은 크게 가격 결정 개입, 감축 목표 설정, 환경 규정 강화의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출처: h..

통상 2021.10.18

비대면시대 통일교육의 필요성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아직까지 여야 모든 후보자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망가진 민생 경제회복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여야 후보자 모두 남북 화해와 통일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것 같으나 구체적 통일 방안을 제시한 후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생활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급속도로 전환되고 있다. 비대면은 메타버스(metaverse) 기술의 발전을 앞당기는 효과도 있지만 교육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향상을 담보하진 않는다. 특히 대학이 지역 사회의 통일교육을 지원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연구와 교육적 기반을 튼튼히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통일교육은 통일을 위한 역량을 배양함으로써 남북..

미국의 아프간 철군과 대서양동반자관계의 변화 가능성

유럽연합(EU)이 지난 40년 동안 추구하고자 하는 통합 목표에 타격을 가한 첫 번째 사례는 1990년대 발칸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EU는 미국의 협조 없이는 분쟁을 처리할 수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두 번째는 유로존 위기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몇몇 국가에서 심각한 경제난을 초래했고, 채권국과 채무국 사이의 상당한 분노를 부채질했으며, 엄청난 시간과 자본을 소비했다. 세 번째는 2015년 EU 내 깊은 분열을 드러낸 극우 민족주의 운동과 난민 분산수용정책 거부로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과 같은 우파 권위주의 지도자들에게 힘을 실어준 난민 사태였다. 네 번째는 가장 최근의 사태로 브렉시트(Brexit)였다. 이번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는 다섯 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이 ..